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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년퇴임하시고 새로운 시작을 유화와 함께 준비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가늠이 됩니다. 무릇 일생을 열심히 일하셨기에, 또 다른 도전도 멋지게 소화내시리라 여겨집니다.
좋은 질문들입니다.
위의 질문들은 사실 어느 정도 임패스토 기법에 관심이 있고, 작업을 해본 다음에야 가질 수 있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임패스토기법은 이론상으로는 다른 테크닉한 작업방법에 비하여 물리적인 물질성에 관계가 깊기때문입니다. 유화물감의 두께감을 만들어 마티에르를 주되게 표현하면서 색감을 혼합이 캔버스 위에서도 이루어지므로, 유화물감의 특성을 섬세하게 파악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관철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흐의 그림에 깊이 감명을 받으셨네요. 질감이 강하고 색감의 변화가 캔버스 위에서 뚜렷하게 육안으로 확인을 할 수 있는 만큼 붓터치나 두께감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물론 두껍게 여러번 덧칠이 가능합니다. 덧칠의 개념이 크게는 두 가지 기법에 준하여 이루어지는데요, 아시겠지만 웨트 인투 웨트(wet into wet), 웨트 온 드라이(wet on dry)의 방법으로 나뉘는데요. 반 고흐의 그림은 웨트 인투 웨트와 같이 유화물감이 젖은 상태에서 덧칠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수업 중에는 밑그림칠을 하는데요, 이는 유화의 스케치 과정과 언더페인팅과정을 보여주면서 형태와 공간감을 드러내보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더불어 언더페인팅 과정에서는 테레핀유(희석유)를 주되게 하여 빨리 마르게 한 후에 임패스토기법으로 그렸습니다. 이렇게 임패스토 기법으로 작업을 할때, 물감이 완전히 마르지 않고 젖은 상태에서 덧칠을 하게 되면, 물감 덩어리가 서로 캔버스 위에서 혼합되어 섞이면서 뜻하지 않는 색감이 나오고 탁해지면서, 원래에 의도했던 바를 표현하지 못하고 물감이 밀리고 뭉게 집니다. 작업을 하면서 나오는 문제점때문에 기초를 다지게 되는 시점에는 더욱 막막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말씀하셨던 작업방식에 대한 부분에서는 쇠라의 점묘법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으로 시각적 혼합에 의한 표현을 진행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점묘법은 물감을 물감의 혼색이 아니라 눈의 시각에 의한 착시효과로 만들어냄으로 색의 망점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색끼리 혼합되지 않고 붓터치를 짧게 끊어가면서 본연의 색을 살려줍니다. 이때 이러한 방법으로는 알라프리마(Alla Prima)방식처럼 단번에 즉흥적으로 작업으로 하면서 동시에 임패스토기법을 표현해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리라 보여집니다만 가히 불가능하진 않으므로그 방법을 통해서도 천천히 물감의 두께감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을 원하시고 계시지요~
그럼 관심이 가는 기법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후기 인상파에 해당하는 반 고흐는 야외에서 나가서 그리기도 했지만 실내에서 작업한 작품들도 꽤 있습니다. 특히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인 모네, 쇠라, 시냐크 등은 대부분의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밖에서 단번에 그리는 알라프리마(Alla Prima) 방식으로 작업하여 여러번의 덧칠없이 마무리를 하여 완성하였습니다. 하지만 반 고흐 작품처럼 크나큰 두께감을 주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덧칠로 웨트 인투 웨트(wet into wet)의 젖은 상태에서 여러번 덧칠하여 두께감을 주면서 물감을 바르거나 일정시간 물감을 마르게 하여 웨트 온 드라이(wet on dry)의 마른 상태 위에서 지속적인 덧칠방식을 번갈아 진행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특수 물감이나 건조촉진제와 같은 미디엄은 제작되어 있지 않았기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겠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미디엄이 제작되어 작업 기법과 관련된 보조제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므로써 작업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으므로 권장하게 되었습니다.
2.질문을 해주신 것, 모두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위의 설명에서도 밝혔지만 유화물감의 건조를 촉진시키는 용매제인 리퀸을 사용하여 캔버스 표면을 빨리 말릴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빨리 덧칠을 해볼 수 있겠으나 상대적으로 얇게 유화물감을 펴바른 상태보다는 물감의 양을 많이 하여 두께감을 주는 경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많이 사용할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빨리 마르게 하면서 광택을 주고 글레이징 기법과 같은 투명성을 가질 수는 있지만 유화물감의 양이 리퀸에 비해 적거나 비슷하게 되면 질량이 줄어들고 부피감이 떨어져 두꺼운 마티에르를 통한 질감 표현은 어렵습니다. 이점에 유의하여 적은 양만 사용하되 시간을 두고 작업을 하시는 편이 필요합니다. 유화의 물감이 두껍게 발리는 만큼 산화되는 시간이 꽤나 필요합니다. 임패스토 기법에 탁월한 미디엄이라기보다는 캔버스 표면에 있는 물감을 빨리 마르게 하여 다음의 덧칠 작업에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매스틱 수지(Mastic medium)는 고무의 성질을 함유하고 있는 합성수지입니다. 고점도의 미디엄으로 유화물감의 두터운 질감을 만들어 입체감을 만드는 표현에 탁월한 도움을 얻을 수 있게 합니다. 비교적으로 건조시에는 균열이 일어나지 않고 부드러운 광택을 만들어 줍니다. 나이프로 그리기에 용이하고 임패스토기법을 가능케하여 텍스쳐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반 고흐과 관련하여 강의한 작품 제작에는 뻬베오 사의 플로렌타인 미디엄을 사용하였습니다. 플로렌타인 미디엄을 비롯하여 임패스토 미디엄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위의 설명과 같이 물감의 발색의 선명도에 비하여 투명도가 다소 높아지는 느낌이 들지만 완벽하게 산화되고 나면 발색력과 견고성이 있는 유화물감의 두께감이 만들어 집니다. 그 밖에는 헤비겔 미디엄과 코팅미디엄, 더치 미디엄 등을 사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4.말씀하신 제조사의 임패스토 미디엄들은 제가 다 사용해보지 못했으나 황변현상은 크게 우려하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임패스토 미디엄의 특성상 그에 유의하여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한 제품들이며, 여러 제조사마다 타입이 다릅니다. 리퀴드 타입으로 병에 들어있는 미디엄도 있고, 젤타입으로 튜브에 들어있는 경우도 있으며, 오일 타입으로 통에 들어있기도 하고, 솔리드 타입의 통에 들어있는 미디엄(대부분 수성으로 유화물감과 혼합하여 쓰지 않고 캔버스 의 표면에 밑작업을 따로 하고 마티에르를 만들기도 한다)도 있다. 윌리엄스버그 임패스토 미디엄은 린시드오일에 비활성화 침전물과 황산바륨을 넣어 이루어진 반투명한 미디엄으로 농도변화없이 안료의 양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5.글레이징 기법에 사용하기에 적절한 미디엄은 아티스트 페인팅 오일미디엄이 있고, 리퀸으로도 글레이징 기법을 탁월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린시드만으로도 충분하게 글레이징 기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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