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티의 회화론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는 이의 자세를 엿볼 수 있어
알베르티의 [회화론]에서 읽은 단락을 펼쳐놓고자 합니다.
한번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화가의 자세입니다.
제가 가져야 할 자세인 듯하여
고백적인 마음으로 엿본 글 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아직 입문을 단계이겠지만
그림은 어느 순간 애쓴 만큼 나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으니깐요~
어느 새 생각해볼 시기가 성큼 다가오실 것이라 생각해요!
그럼 알베르티는 어떤 인물인가요?
르네상스시대의 대표적인 인문주의자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예로 태어난 알베르티는 볼로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것을 비롯해,
수학, 수사학, 시학 등을 공부했으며, 회화와 건축에서 이론 및 창작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운동경기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부르넬레스키 도나텔로, 마사치오 등 당대의 A급 예술가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했다.
고대 로마의 건축 유적을 조사하고 쓴 [로마 서술]을 비롯하여 [건축론], [조각론]등의 저서가 있다.
한 번 시작한 작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하게 완성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그린 그림을 아펠레에게 가져와 보이면서 '지금 막 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라고 말하자, 아펠레는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소. 이런 그림을 여러 점 그리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요'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가 아는 어떤 화가, 조각가, 변론가, 시인들이 놀랄 만큼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가는 어느 새 불꽃같던 열정이 식어 이미 손댄 작품을 미완성인 채로 아무렇게나 팽개쳐두었다가, 뜬금없이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새로운 과제에 매달리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비난합니다.
자신의 작품이 훗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찬사를 받기를 원한다면,
과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심사숙고한 후 성심성의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많은 분야에서 타고난 재능보다는 성실한 자세가 오히려 높게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심한 것도 문제를 낳습니다.
완전무결하고 결함 없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에 작품이 완성되기도 전에 작품이 다 닿아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고대인들은 화가 프로토게네스를 비난했는데,
그가 자신의 그림에서 좀처럼 손을 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옳은 말입니다.
작품이 요구하는 모든 노력을 재능이 허락하는 한 모두 사용해야 하지만, 가능하거나 적절한 것 이상을 모든 부분에서 이루기를 원하는 사람은 성실하기보다는 완고한 성격의 인물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적당한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친구들의 조언을 들어야 하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환영하여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화가의 작품은 대중을 기쁘게 하려는데 그 의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의 의견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어떠한 비판이나 평가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아펠레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비난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기 작품의 결점을 일일이 열거하는 그들의 말을 공손하게 경청할 수 있도록 자신의 그림 뒤에 숨어 있곤 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 화가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모든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를 원합니다. 그리하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작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간혹 비판이나 시기심에 찬 혹평이 화가의 명성을 깍아내릴 것을 염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화가의 명성은 넓게 열려 있어서 결국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됩니다.
그의 훌륭한 그림 자체가 바로 이에 대한 웅변적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누구의 말이든 흘려듣지 말고,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문제를 잘 성찰하고 필요하다면 고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이의 말을 들을 때는, 그 가운데서도 좀 더 나은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야 합니다.
이상이 이 책에서 회화에 대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이 글이 화가에게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된다면,
나의 노고에 대한 표시로 '역사화' 한 구석에 내 초상을 그려 넣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미술학도였다는 것을 후대에 전해주십시오.
그런 호의는 여러분 화가들을 매우 사려 깊고 은혜를 아는 사람들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혹시 이 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그런 중요한 주제를 감히 주제넘게 시도했다고 나를 비판하지는 말아주십시오.
반드시 해야만 할 이 과업을 완성하기에 나의 재능이 턱없이 부족할지 모르나,
위대하고 중요한 일에서는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염원만으로도 가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나의 오류를 제대로 바로 잡아 주겠지요.
만일 미래에 그런 사람이 나온다면, 나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온 재능을 다 쏟아 부어 이 고귀한 예술을 완성시켜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가장 섬세한 예술에 대해 처음으로 글을 썼다는 것,
그리하여 이 분야에서 면류관을 자치했다는 것을 나의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의심할 바 없이 난해한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나보다는 차라리 자연의 과실을 탓하십시오.
잘목된 근원으로부터 시작되지 않는 예술이란 없다, 라는 법칙을 세운 것이 바로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완전무결한 상태로 탄생하는 것은 이 세강에 없다고들 말합니다.
만일 나의 후계자들이 능력이나 열성에 있어서 나보다 우수하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회화예술을 절대적이고 완전하게 만들 것입니다.
-알베르티의 [회화론] 中에서 일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