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묘(정해민)

글쓴이 : 해민정
등록일 : 2015-01-13
조회수 : 486
목록으로
이상향의 유토피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보트가 있는 풍경 나름 마무리 하고 다시 숲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요.
자료사진에서 제가 정면에서 보는 방향 왼쪽에 있는 두 개의 산중  뒤에 있는 산이 더  가까이 보입니다
제가 사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는지요?
그리고 또 한가지 항상 형태 잡는데 고생을 합니다 
사진에 창을 만들거나 화면에 창을 만들어 그리면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는지요 ?
대가들도 창을 떠서 그린단 얘기를 들은 것같아 질문 올립니다.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정해민입니다.

숲 풍경을 다시 그리시는 군요.^^ 문의 하신 것처럼 저 역시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앞의 두 산과 뒤의 두 산의 차이는 확실히 보이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가장 먼 산의 경우는 정말 희미하게 보이면서 멀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앞의 두 산은 거의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더 멀리 있는 산이 더 가깝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두 산의 톤이 거의 같습니다. 더 뒤에 있는 산들은 톤이 확연히 희미(밝음과 어두움의 대비가 약한 것) 합니다. 그래서 물러나 보이는 반면, 앞의 두 산은 서로 톤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두 산의 부피(크기) 역시 비슷합니다. 오히려 뒤에 있는 산의 크기가 더 커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뒤에 산이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합니다.

아주 맑은 날 사진처럼 산이 겹겹이 쌓인 교외로 나가 보면 산이 나에게 달려들 듯 마치 병풍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쨍쨍한 날이면 시점에서 먼 곳이나 가까운 곳이나 차이 없이 자세하게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흐리거나 안개가 약하게 낀 날이라면 가까운 산과 먼 산의 거리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신다면 거리감이 없어 보이는 산을 명암과 형태 원근법을 적용하여 변형시켜 표현하셔도 되고 거리감을 희생시키고 산이 나에게 달려들 것만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형태를 잡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 합니다. 그림 그리는 것에 숙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방심하면 형태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형태를 더 정확히 잡기 위해 창을 떠서 그리기도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선 사진을 4등분, 또는 6등분하고 같은 비율로 종이를 4~6등분 합니다. 그러면 각각의 사각형안에 형태를 종이에 옮기는 것은 전체 큰 형태를 보는 것 보다 수월합니다. 작은 단위로 나눠 그리더라도 시각언어로 접근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진이 아니라 직접 풍경을 그릴 때라도 4~6등분 한 틀을 만들어 그 것을 통해 화면을 보고 마찬가지로 4~6등분된 화면에 옮기면 됩니다. 만약 6등분해도 정확한 형태를 잡기 어려우면 8등분, 12등분 하여 그리면 더 정확하게 형태를 잡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비례를 보는 눈이 더디게 발전합니다. 될 수 있으면 최대한 그냥 형태 그리기를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