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묘(정해민)

글쓴이 : 해민정
등록일 : 2015-01-06
조회수 :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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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가 있는 풍경

 선생님 안녕 하세요?
마지막 강의 보트가 있는 풍경에서의 배의 오른쪽 부분인 수면에
동동 떠있는 하얀 덩어리들과  그 주위를 둘려싸고 있는  어둠톤을 분리 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요???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송은경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지막 작품, 정말 녹녹치 않은 대상입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보트의 오른쪽이면 사진을 바라보고 왼쪽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쪽이라고 생각하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우선 수면이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습니다. 만약 그런 영향이 전혀 없다면 수면은 매끈하고 판판한 면으로 보일 것입니다.

만약 매끈하다면 거울처럼 배가 비칠 것입니다. 아주 잔잔한 호수가 있는 풍경의 경우를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 번 사진은 그렇게 거울 같은 수면이 아닌 일렁이는 수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가 수면에 비취긴 하지만 어느 정도 흩어진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렇게 되면서 상당히 복잡한 형태가 나타나는데요,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형태로 보이기도 합니다. 시점에서 멀어지면서 그 형태가 더 조밀해 지고 이로 인해 거리감이 생깁니다.

형태가 반복되기도 하지만 완전히 딱 떨어지는 패턴을 가진 것은 아니라서 그리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만약 딱 떨어지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고 시점에서 멀어지면서 투시에 맞게 형태가 줄어들어 보이는 것을 그려야 하는 것을 가정해 보시면 그 쪽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금만 형태가 달라도 틀려 보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형태가 분명한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면의 경우 비정형이기 때문에 그리기 어려울 수 있어도 다른 한편으로 그 점 때문에 좀 더 자유롭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형태를 맞춰 그리면 좋겠지만 아주 정확하지 않더라도 틀린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똑같이 그린다는 부담 보다는 비슷하게 그리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똑같이 그려내겠다는 태도가 좋습니다. 똑같이 그리겠다는 것은 그만큼 관찰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진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자유롭게 형태를 해석해도 괜찮은 부분에서는 자유롭게 접근하시는 것이 일반적으로 좋습니다.

그렇게 형태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내시고 눈에 보이는 톤차이에 집중하셔서 표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형태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점에서 멀어지면서 배가 비쳐서 어두운 얼룩으로 보이는 부분과 하늘이 반사되서 상대적으로 밝은 얼룩이 점점 조밀해지는 것을 주의해서 표현해 주시면 원근이 잘 드러날 것입니다.

마지막 작품을 소화하시기 상당히 힘드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초급부터 고급 마지막 까지 꾸준히, 열심히 해 오셨는데 이 보트 그림까지 최선을 다 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