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지금은 바운티 헌터 단과 강의 수강중인데 (오토바이도 계속 그리고 있구요 ㅠ)
보면서 먹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ㅠ
먹을 잘 쓰려면 어떤 연습을 해야할까요? ㅠㅠ
먹간지가 강렬한 그림을 그리고싶습니다 ㅠㅠ
아 그리고 먹간지 멋있게 잘 쓰는 쓰는 일본만화가나 미국만화가 나 ..아무튼 만화 추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ㅠㅠ보고 참고하고 모작을 좀 해보고 싶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양쌤입니다.
해외 출장 후에 돌아왔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올해 한국의 여름이 무쟈~~게 더웠었던것 같습니다.
작년만 해도 일본은 한 겨울에도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북녘 땅 사람들은 더워할 날씨였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이 그 보다 덥고 습했었던지 일본은 시원했네요.
온천물이 미지근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암튼 핫한 여름도 이제 물러가고 있으며 곧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전 질문글의 결과를 알려드려야 겠지요.
먹!
먹은 상당히 쓰기 어렵습니다.
흑백으로만 표현해야하는 일반 출판만화의 특성상 모~~~든 표현을 까만 점/선/면으로 밝고 어둡고를 표현해야하니까요.
쉽지 않은 기술입니다.
명도 0%(어둠)부터 명도 100%(밝음)에는 눈으로 판단할 수 없는 명도의 단계가 있으나
이것을 많게는 4단계(먹-어두운 회색-밝은 회색-화이트) 적게는 2단계(먹-화이트)로 나누는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지난 번 성채 문 앞 배경 일러스트를 할 때 제가 드렸던 답변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상(먹과 화이트를 제외한 보편적 7가지 색상 "스펙트럼 7단계")빨주노초파남보를 어떻게 톤화로 적용하며
여기에 명암까지 대조하는가를 간단하게 나눠보자면
7개의 색상 중 명도의 단계가 낮은 빨/파/남/보를 먹으로 치환한다면 이보다 조금 높은 주/초를 회색계열로 묶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밝고 명도가 높은 노/는 화이트가 되는 것이죠.
아니면 빨/파/남/보를 회색으로 지정하면 주/초/노가 화이트로 묶어 버리는
일종의 규격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치 체에 거르는 모래알들처럼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걸러내는 작업을 거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고집하기 보다 상황에 맞게 써야하는 것이죠.
어둡고 빛이 없는 상황에 빨/파/남/보 계열을 먹으로 쓰기보다 회색으로 바꾸던가
아니면 그냥 먹으로 쓰던가 하는 것은 개인의 연출과 결정에 따르는 것이죠.
화풍에도 영향력을 받게 됩니다.
만화가 선생들이 문하생이나 어시들에게 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바로 이겁니다.
일러스트나 낙서하지 말고 "원고를 그려"
이 말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술들이나 규격화 같이 경험을 통해서만 얻게되는 기술들은
직접 원고를 만들어가며 스스로 부딪히고 깨달아야만이 습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주에 수 십 컷을 그려야하는 만화가에게 있어서 원고안에서 맥을 짚어내고 연출의 흐름. 그리고 독자들이 편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내려면 원고를 그려보고 실수와 실패가 있을 경우 수정할 줄 알아야 하며 극복해 내야 하기 때문에
그릴 수 없더라 하더라도 계속해서 앞으로 발을 뻗게 끔 등 뒤에서 밀어줘야 합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벽을 짚어 불을 켜려면 일단 팔을 뻗고 발을 앞세워야 벽을 찾고 불을 켤 수 있습니다.
원고를 만들어 보는 경험의 중요성은 만화가를 꿈꾸는 그 어느 분이라도 반드시 필요한 사안입니다.
근데 요즘 먹에 눈을 드신 듯 싶으신데 먹간지를 잘내는 만화라고 한다면 주로 액션계열이나 공포 /SF 계열의 만화들이
가장 어울리는 타입입니다.
츠토무 니헤이 선생의 시도니아의 기사(SF)
문정후 선생님의 용비불패(무협액션)
타케히코 이노우에 선생의 베가본드(사극액션)
사무라 히로아키 선생의(최고로 존경하시는 분) 무한의 주인(사극액션)
김정수 선생님의(제가 꿈꾸는 이상형) 불문율(액션)
등등 사실 손에 꼽자면 더 많은 선생님들의 작품들이 있으나
가장 이 멤버들의 주요한 "먹 스킬"에 관한 것은 옷이나 혹은 어떤 특정 무늬 같은 것을 먹으로 멋지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어두움(먹)"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작품에서 느껴지는 흐름을 얼마만큼 효율적(비율)으로 쓰는가가 가장 잘 나와있는 작품들이며
다양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은 상당히 어디가 잘되고 안되었는가를 유이님 스스로가 판단하기엔 매우 어려울 수도 있는
작품들이겠지만 좀 더 높은 단계까지 오르면 스스로 알게되는 그런 달인들의 기술이라는 것을 담아낸 작품들이라고 제가 거짓 보태어
손꼽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