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갱의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막연히 그림을 보고 해설을 듣는 것과는 다르게 오랜 시간 대가들의 그림을 모사하면서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으며, 어떤 감정이었는지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인가?'는 세대 별로 표현돼 있는데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지?'는 그림에 명확히 나타나있지 않은 것 같더군요. 고갱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단순히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서 죽음으로 끝난다.'는 아닐 것입니다. 그 답은 각자의 마음에 있는 것 아닐까요?
선생님은 답을 얻으셨는지요?
사설이 길었구요.
르누아르의 그림에 이어 정말 어려운 그림이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르누아르 그림 보다는 약간 수월한 정도?
초보자에게 어려운 인물이 열명이나 나오더군요
초벌을 얕게 칠해서 사포질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외곽선과 이목구비, 손발 등의 섬세한 표현이었습니다. 그림 크기가 작아서인지 구성 붓을 쓰더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세잔이 아니라 고갱의 흔들리는 윤곽선이 되더군요. ㅎㅎ
저는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직업은 의사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주말 외에는 그림을 못그리니 진도가 느립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수술을 집도할 때 만큼의 집중이 필요하더군요. 인체의 구조는 일반인 보다 많이 알아도 인물을 그리는 손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한 그림, 한 그림 완성(?)할 때 마다 성취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네요. 그리고 이것이 제가 지금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음 그림으로 또 뵙겠습니다.
참! 제 닉네임이 ddolchang에서 소천 선생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고하시고 연속적으로 지켜 봐 주십시오.
저번에 르누아르 때의 질문은 짙은 바탕색이 아니고, 짙은 색 초벌이었는데 제가 잘못 표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