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선생님.
크리스마스도 지나가고 이제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신문지에 나온 광고면 속의 정장을 모작해보았습니다. 요즘에는 책뿐만 아니라 신문지 광고면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어렵네요.
책뿐만 아니라 신문지와 잡지까지 넘어가니 자료는 정말 차고 넘치네요. ㅎㅎ
실사체로 표현하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무조건 만화체(?)다 해서 무조건 생략하자니 그림이 어설퍼지고요. 화법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제가 추구하는 느낌이란 게 약간 선이 깔끔하면서도 먹과 여백이 적절히 어우러진 그런 느낌입니다. 그런 걸 잘 만들어보기 위해서 열심히 정장을 입은 주인공을 모작해보았습니다.
'주름의 취사 선택'
어느 참고서를 보니, 복잡한 그림의 옆에 이런 팁이 적혀 있던 게 생각이 나서 떠올리면서 그리기도 했습니다.
정장 마이의 주름 같은 경우, 겨드랑이와 팔꿈치를 가로 지르는 크고 긴 주름을 하나 그리고 다른 주름들을 잘게 그렸습니다. 다른 부분도 정장 옷깃을 잡고 있는 손가락의 방향을 고려해 주름을 잡았구요.
그럼에도 너무 많은 주름들을 스케치 속에 그려 넣어서 펜터치할 때는 과감하게 없애기도 했습니다.
주름들이 너무 많아지니 지저분해보기도 하더군요. 실제 사물과는 달리요.
'그림을 그림답게' 보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자료의 취사선택'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 개념이 와닿질 않아 아리송했었지만, 지금은 이 의미로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오늘 질문을 1월 1일에!! 드리고 있는 것은 이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아직도 개념이 흔들리고 있어서요.
자료를 볼 때, 자료를 모작할 때, 어떻게 자료를 고르고, 어떻게 모작할 지, 어떻게 '자료를 취사 선택'할지 가르쳐주세요.
이렇게 말하니 너무 애매하네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는, 어떤 자료를 볼 때, 트레이스를 하지 않는 한 똑같이 따라 그릴 수는 없잖습니까. 아직 트레이싱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소위 파쿠리... 느낌은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주름이 복잡하게 이어져 있고 옷과 옷, 옷과 신체 일부가 맞닿아 있는 복잡한 구도의 그림을 그릴 때 '이 그림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가?'하는 주제의 선명함을 도드라지게 나타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주어진 자료를 취사선택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복잡하게 이어진 주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복잡하게 흩트러진 건물의 어디를 표현하고 어디를 과감하게 생략할지와 같은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복잡한 형태의 자료를 대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2부에서 트레이싱 강좌 때 폐건물 트레이싱할 때 설명해주신 부분이기도 하지만, 감이 잘 잡히지 않네요.
저는 여기서 '자료의 취사선택'이란 개념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이 개념에 숙달되어 있으면 후에 자작할 때도 도움이 될 테니 질문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