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시리즈06

초록색(Green)이 가진 힘

안녕하세요, 도약아트입니다.  노랑과 파랑의 중간색이자 혼합색을 뭐라고 부를까요, 녹색? 초록색? 정답은 '초록색(Green)'입니다. 2003년 색 이름 개정에 의해 녹색의 색명이 초록으로 바뀌었답니다. 초록색은 자연물에서 많이 찾을 수 있고 일반적으로 평화와 안전, 중립을 상징하는 색이죠. 그래서일까요? 초록색은 유독 독서나 휴식 등 전원 속의 여유로움을 담은 명화 속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조르주 피에르 쇠라 / 유화 1884~1886년

흥분된 사람조차도 진정시키는 색인 초록색은 눈을 편안하게 하며 우울한 기분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뿐만아니라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환경단체나 공익단체(대표적으로 그린피스가 있지요!)에서 쓰기에 훌륭한 색이죠. 하지만 소비자를 자극해 소비를 촉진시키기엔 거리가 멀다는 오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에서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초록색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꽤 많습니다. 뚜레쥬르, 이니스프리, 네이처 리퍼블릭, 서브웨이, 스타벅스 등이 그러한데요. 초록색 로고를 통해 초록색이 가진 자연과 휴식, 명상을 강조하여 브랜드 이미지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 풀밭 위의 점심식사 / 에두아르 마네 / 유화 1863년

그렇다면 초록색이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것만을 상징하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No! 입니다. 초록색은 생물과 연관되어 순수와 젊음, 성장의 이미지 역시 상징하고 있는데요. 하나은행은 초록색 로고를 통해 젊고 패기에 찬 은행임을 나타내고 있고, 꿈꾸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콘셉트의 네이버는 젊은 지식 검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잡아 컬러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 초록 옷을 입은 무용수들 / 에드가 드 가스 일레르 제르망 / 유화 / 1898년경

평온함과 안정을 주지만 동시에 요동치는 젊음도 상징하는 초록색! 이처럼 초록색이 지닌 힘의 범주는 꽤나 넓습니다. 상징과 그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대표적인 초록색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까요?

1. 비리디안 [Viridian]

1838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생산된 이후 1839년에 한층 더 좋게 완성된 청록색으로 색상이 약간 차가우면서도 시원하며 맑고 깨끗한 색을 내는데요. 투명도가 좋고 산, 알칼리 뿐만아니라 햇빛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색이라 안정적입니다. 그래서 다른 색과 혼합이 가능한 이상적인 안료이기도 합니다. 다만 단색으로 사용할 때 색이 너무 약한 점과 중금속인 크롬이 들어가 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2. 비리디안 틴트 [Viridian Tint]

비리디안 틴트는 비리디안과 비교했을 때 색이 짙고 강합니다. 때문에 단색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되는데요. 단, 혼합색을 만들 때에는 진품 비리디안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3. 비리디안 휴 [Viridian Hue]

유기재료인 프탈로시아닌으로 만든 색으로 독성을 지닌 비리디안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Q&A.

Q. 진품이 아닌 틴트(Tint)나 휴(Hue)를 써도 괜찮을까요?

A. 합성안료를 혼합하여 만든 물감의 색명 뒤에 틴트, 휴 등이 붙는데요. 위의 비리디안과 비리디안 틴트, 비리디안 휴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특성이 저마다 다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혼색이나 변색, 퇴색을 판단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스냅 더 휩 / 윈슬로 호머 / 유화 1872년

4. 퍼머넌트 그린 [Permanent Green]

합성염료인 아조계 염료를 사용하여 만들었으며 글자 그대로 불변의, 영구적인 뜻을 가진 초록색이다.  이 퍼머넌트 그린에 넘버가 붙으면 색에 차이가 생기는데요. 퍼머넌트 #01은 맑은 연두색을 띠어 퍼머넌트 그린 라이트라고도 불리며, #02는 비교적 진한 연녹색을 가리킵니다.

5. 올리브 그린 [Olive Green]

색명에서 바로 유추할 수 있듯이 올리브의 색으로 어두운 녹갈색을 말합니다.

6. 샙 그린 [Sap Green]

초록색계의 기본 색으로, 맑고 깨끗하면서도 색상이 매우 깊이있고 중후하여 많이 사용되는 색상입니다. 장과류에 속하는 나무 열매에서 얻은 천연 유기물에 매염제를 넣어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퇴색 문제가 많이 발생하여 현대에는 프탈로시아닌 안료를 사용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초록색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초록색이 가진 의미와 효과를 알고 나니 초록색 로고를 사용하는 가게나 상품이 더 눈에 들어오지 않으신가요? 이 뜨거운 여름 속 평온과 젊음을 느끼고 싶다면 초록을 찾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도약특강 물감시리즈는 여섯 번째 초록색을 끝으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특강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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